다큐 시선 인형뽑기 탕진잼.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뽑기방이 많이 생긴 걸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요. 드라마나 예능에서도 종종 아이템으로 사용되고 10, 20대들에게는 소소한 탈출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4월 14일 금요일 방송된 EBS 다큐 시선 '왜 뽑냐고 물으신다면?'에 관한 내용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는 '인형뽑기방'. 승혜씨도 남자친구와 함께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방문한다고 합니다. 쓰는 돈은 때마다 다르긴 한데 거의 치킨 한 마리 값은 쓴다고 합니다ㅎㅎ


*탕진잼 : 일상생활에서 돈을 낭비하듯 쓰며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국민대 최항섭 교수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탕진잼'이라는 것은 아주 전형적으로 현재에 모든 것을 다 거든 행동이에요. 미래를 바라보지 않는 거죠. 그런데 지금 청년 세대들은 말씀드린 것처럼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에게는 현재의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한 거죠."



미술 전공인 승혜씨는 졸업이 가까워 오면서 고민이 많아 보였습니다. 즐겁게, 안 힘들다고 생각하려 하지만 문득문득 힘이 들어버리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힘내세요!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좋은 날 올거에요. 화이팅!!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불과 1년 사이 전국 인형 뽑기 방의 수가 약 80배 정도 증가한 모습이었습니다.


대학가, 번화가 가보면 불과 몇 미터 사이에도 많이 밀집해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한철 장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죠.


관찰 카메라를 통해 한 뽑기방에 드나드는 사람 수를 체크해 봤습니다. 하루 이용객 약 150여 명, 1인당 평균 지출액 6,000원, 연령층은 절반 이상이 20대였습니다.



독서실보다 더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카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환엽씨를 만나봤습니다. 오전 9시부터 6시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술직 공무원 시험 준비 중,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그.





커피값 4,000원.

점심은 시간이나 식사 비용이 부담되서

하루에 두 끼 정도로 해결한다고 합니다.



노량진의 고시식당.

한 끼에 4,500원인데

열 끼에 39,000원을 신청해 먹으면

좀 더 저렴하게 이용 가능했습니다.



식사 비용도 알뜰하게 아끼는 환엽씨도

인형뽑기에는 돈을 거리낌 없이 쓰는 모습입니다.


취업을 위해 선택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선택권을 갖는다는 그 자체로 짜릿하게 다가오는

인형뽑기.



16명의 청춘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도 진행해 봤습니다. 한 쪽에는 비교적 큰 인형, 다른 쪽에는 작은 인형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걸 뽑으시겠어요?


저는 작은 쪽이 확률이 높을 것 같아 그쪽에 돈을 많이 넣을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삶의 만족도 점수를 높게 준 청춘들은 큰 인형을 뽑으려는 시도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낮은 삶의 만족도에 있는 청년들은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는 곳에 투자를 많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또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약간의 위안만 얻을 수 있다면 그걸 택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후-



관광통역안내사(영어)로 일하는 지현씨를 만나봤습니다.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되면서 쭉 고시원 생활을 했다는 그. 고시원비가 없어서 쫓겨나 노숙자 생활을 한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다시 돈을 벌면서도 고시원 생활만 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2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자신만의 아늑한 공간을 꾸몄습니다. 공기청정기, 빔 프로젝트, 전동 스쿠터도 장만했습니다. 보증금이 300이지만 그것은 지현씨에게 큰 걸림돌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


"(과거와 달리 월급만으로 큰 집을 사는 건 불가능해졌습니다.) 지금 무언가를 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게 훨씬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닐까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4년 차 관광가이드 지현씨를 보며 느낀 게 많습니다. 손님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고는 자신도 1,000원 생활용품점에 들어가 알뜰하게 쇼핑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형뽑기처럼 탕진잼을 할 수 있는 곳이죠. 다OO. 외주 프로덕션, 매니지먼트 회사, 관광 사진사를 거쳐 독학으로 된 관광 가이드까지. 참 열심히 사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여건에도 자신을 믿으면서 말이죠.


지현씨가 느끼는 지금의 행복이 힘들고 지쳐 있는 청춘들에게 잘 전달됐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인형뽑기 열풍을 통해 알아본 요즘 청춘들의 삶이었습니다. 마지막 엔딩으로 Fun. <We Are Young>이 흘러나오네요. EBS 다큐 시선팀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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