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9일 수요일. 제가 먹고 있던 항우울제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그리고 끊은 날 오후부터 두통, 어지러움 등의 금단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은 계속되는 두통과 땀(발한)으로 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먹고 있던 항우울제는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37.5mg(Cofexor XR ER Cap. 37.5mg)입니다. 2019년 여름 처음 먹기시작해 75mg 증량 후 매일 아침 먹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4월 10일 금요일, 의사선생님의 지도 하에 75mg에서 절반 용량인 37.5mg으로 감량했습니다. 그리고 약 20일 뒤 37.5mg를 임의로 단약하게 됩니다.

 

인생 처음으로 먹었던 항우울제인 프로작유니작정(파란색 타원형)은 단약 시 금단증상이 없었습니다(1년 7개월 복용).

그래서 약에 따라서 또는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서 끊었을 때 반응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 : 반감기가 짧다. 한 번 빼 먹으면 몸에서 바로 반응이 온다. 

*유니작정, 프로작 등 : 상대적으로 반감기가 길다. 갑자기 중단해도 반응이 없을 수 있다.

 

 

 

항우울제 유니작정은 SSRI 계열,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은 SNRI 계열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항우울제를 더 먹은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신약 축에 속하는 브린텔릭스입니다.

 

브린텔릭스는 프로작유니작정을 오래 먹고 생긴 '잘 때 땀(발한)' 부작용을 줄이고자 잠시 먹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땀은 계속 났기에 두 약을 동시에 끊게 됩니다.

 

 

왼) 회색 분홍색의 캡슐이 항우울제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37.5mg입니다 / 오) 금단증상 때문에 힘들어 먹고 있는 보조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조제는 제가 임의로 먹고 있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과 함께 단약을 한다면 병원에서 처방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콧물약은 콧물이 금방 멈춰서 하루 정도 먹었습니다. 타이레놀은 단약 18일차인 오늘까지 계속 먹고 있습니다.(저녁 한 알로 줄이긴 했습니다.)

 

→ 저는 항우울제를 마지막으로 끊었습니다. 불안, 공황장애 약들(환인그란닥신정, 환인클로나제팜정, 인데놀정)을 나중에 끊었으면 좋았을 텐데 순서가 뒤바뀐 것 같습니다. 결론은 오랜 시간을 두고 의사선생님과 의논 하에 줄여가는 게 좋겠습니다.

 

 

■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항우울제 금단증상들

- 두통, 어지러움(타이레놀 한 알로 완전히 잡히지 않음, 골이 흔들리는 느낌, 뭔가 피슝- 피슝- 지나가는 느낌)

- 식은땀, 땀(일상생활, 잘 때 모두)

- 땀이 계속 나 몸이 축남, 평소 비염 같은 증상이 있었는데 더 심해짐(콧물, 재채기)

- 손떨림, 다리떨림(불안)

- 몸살감기와 비슷한 증상들(ex.근육통)

- 비현실감 : 전날의 기억들이 정말 내가 했던 일인지 안 믿길 정도로 머릿속과 몸이 힘듭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작년에 하루 이틀 약을 제대로 챙겨먹지 않았을 때도 나타났습니다(이때는 75mg 복용 중). 그래서 내과, 약국 등을 전전하며 몸살감기약으로 버텨냅니다.

신기하게도 다시 항우울제를 복용하자 차츰 금단증상은 사라졌습니다.

 

 

3일차, 지금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이렇게 힘든데도 제가 항우울제를 그만 먹으려는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잘 때 땀(발한 때로는 오한까지)'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부작용이 있던 건 아닙니다.

 

프로작유니작정을 1년 넘게 먹으면서 어느날 두꺼운 이불 아래가 축축한 걸 느낍니다. 그리고 곰팡이가 쓴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불은 버렸고, 유니작정을 끊고 땀이 나지 않았습니다.

 

→ 이번 코팩사의 경우에도 단약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나서 잘 때 땀나는 부작용은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제가 어떤 계열의 항우울제를 먹더라도 잘 때 땀(발한)이 나는 부작용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것이 약물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1. 2016.10 ~ 2018.5

2. 2018.9

3. 2019.8 ~ 2020.4

 

제가 신경정신과를 방문했던 기간입니다. 이를 보고 재발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진 않습니다. 많이 불안했었고 우울했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황장애 증상도 보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이런 것들을 컨트롤할 수 없어서 찾은 곳이 병원입니다. 항우울제는 생각을 줄여주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2020.5.16.(토) 단약 18일차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아직 저녁에 타이레놀 한 알을 먹습니다. 몸상태는 80% 정도입니다.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올라왔습니다.

다만 두통, 어지러움, 뇌 흔들림, 머리 속에서 뭔가 날아다니는 느낌(찌릿함)이 남아 있습니다.

 

★코팩사에스알서방캡슐(벤라팍신염산염) 단약 시 금단증상은 언제까지?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먹던 코팩사37.5를 중단합니다. 그날 오후부터 느낌이 오기 시작합니다. 첫날 잠 잘 때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타이레놀을 찾게 됩니다.

 

제가 조금 괜찮아진, 변곡점을 맞게 된 시점은 6일차 밤입니다. 그날은 잠을 좀 잤습니다. 그전까진 두통에 몸부림치다 겨우 잠드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초반 6일은 '병원에 다시 갈까?', 지식인에서 찾아본 것처럼 '반감기가 긴 약(프로작 등)으로 바꾸면 괜찮아질까?' 등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견뎌냈고 12일차~14일차에 한 번 더 괜찮아진 느낌을 받습니다.

 

스스로 이 약을 끊은 분들은 정말 대단한 정신력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이번 일을 겪고 나면 제3의 인생을 살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제2의 인생은 온몸에 진물이 나는 자가면역질환-화폐상습진이었습니다.)

 

저처럼 임의로 중단하는 분들은 많이 힘드실 수 있습니다. 견디기 힘들다면 병원, 의사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도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항우울제 없이 '나'를 받아들이자. 불안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나가서 자전거를 타자. 조금씩 성취감을 맛보자. 한 번 사는 인생 얼마 안 남았을지 모른다. 하루 하루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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