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부터 우울증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당시 괴로웠던 증상인 우울, 불안 등은 다 사라졌습니다. 약을 먹으면 확실히 좋아지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먹는 약의 부작용과 금단증상을 생각하면 계속 먹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카드 내역을 보면 8/20 6,400원이 정신과 첫 결제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아빠 신용카드로 결제한 적이 있어서 그보다 1, 2주 전에 먹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은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37.5mg으로 처방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언제 75mg으로 늘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체크해뒀다면 좋았을 겁니다. 아마 초반에 약효가 빨리 안 나타나서 제가 찡찡댔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약 전에 먹고 있던 약과 용량입니다.
▶아침 :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75mg(벤라팍신염산염), 인데놀정40mg 반 알, 환인그란닥신정 1알 반
▶저녁 : 인데놀정40mg 반 알, 환인그란닥신정 1알 반, 환인클로나제팜정0.5mg

제가 이 약들을 먹으면서 겪었던 부작용들은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잘 때 땀(발한), 악몽, 생생한 꿈, 잠꼬대가 주였습니다. 나의 우울증약 부작용


그리고 결정적으로 단약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2019년 10월, 열심히 즐겁게 일하는 나날 중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는 매일 좋은 사람들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던 때입니다.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약을 어정쩡하게 하루 이틀 먹어보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웬걸. 어지러워도 너무 어지럽고, 두통이 심하고,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근무하기가 힘든 겁니다. 심한 몸살이라고 하기엔 너무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그래서 주변 약국, 병원들을 다니며 진통제, 몸살감기약을 먹으며 겨우겨우 진정시켰습니다. 몸은 약골이지만 감기는 잘 안 걸리던 제가 갑자기 그런 증상을 보인 게 우연 같지 않았습니다. 다시 우울증 약을 챙겨 먹기 시작합니다. 바로는 아니었지만 몸이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썼던 것처럼 우울, 외로움, 강박, 불안 등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직도 외출을 주의하지만, 30대 백수이지만 저를 우울에 젖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감약을 결심하고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①위에서 말한 부작용을 굳이 견뎌야 하나. ②언젠간 해야 할 감약, 그리고 견뎌내야 할 금단증상 하루라도 빨리 겪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병원 처음 왔을 때 있었던 우울, 불안은 없는 상태이고 땀 흘리는 거나 꿈, 잠꼬대 등이 약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약 줄여보고 싶은데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용기내서 어렵게 꺼낸 말입니다. 정신과 의사선생님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 환자 한 명(수입원) 떨어져 나갈 수 있는 일인데... 이런 생각도 하면서 말이죠. 다행히 선생님께서는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75mg에서 37.5g으로 감약해주셨습니다.


그날이 4월 9일 목요일입니다. 그런데 또 하필 그날 갑작스런 복통(장꼬임)으로 응급실에 가서 타이레놀과 위장약을 타 오게 됩니다. 목요일~일요일 저녁까지 그 약들을 챙겨 먹었습니다.(감량한 코팩사 37.5mg은 응급실 다녀온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먹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 밤 운동을 하면서 목을 뒤로 하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너무 어지러웠습니다. 샤워를 하는데 속도 안 좋았습니다. 응급실 갔다 온 지 얼마 안 돼서 또 무리하게 먹었나 생각도 들었고, 이제서야 감약에 적응하는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건가 의심도 들었습니다. 이번주 병원은 4월 16일 목요일에 갑니다. 월화수 3일이 감약 증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간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반으로 줄이는 건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머리 주위로 두통, 어지러움이 약간 있습니다. 두통이 있다는 건 생활 하기에 정말 불편한 겁니다. 변비나 비염 때문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 증상들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변비의 경우 용변을 보긴 보는데 마지막 하나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움직임이 적어 위장운동이 활발하지 않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염은 밤에 땀 흘리고 자는 것, 미세먼지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집밖을 벗어나면 콧물이 안 나오는 편이라 집에서 아침에만 계속 푸는 정도입니다.

우울증약을 드시는 분들은 언제 약을 감량하는 지, 약이 바뀌는 지 꼭 체크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코팩사 뿐만 아니라 다른 약들의 감약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참고 : 남, 신장 172cm, 57kg(말랐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울증약에 굉장히 민감해진 것 같습니다). 위는 2019년 여름 위내시경을 하고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됐으나 제균하지 않아 항상 예민한 상태입니다.

▶제가 우울증 약을 처음 먹은 건 다른 병원, 2016년 10월 말부터 2018년 봄, 여름까지(1년 반 정도)였습니다. 프로작유니작정(파란색 큰 알로 2알)을 복용했다가 잘 때 땀(발한)이 나는 부작용으로 임의 단약했습니다. 그때는 아무런 금단증상 없이 편하게 끊었습니다. *프로작, 유니작정은 반감기가 긴 약이라 상대적으로 끊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땀 부작용 또한 3일 정도 뒤에 자연스레 사라졌습니다. 유니작정 복용 시 땀 나는 부작용은 약을 먹고 한참 뒤에 나타난 겁니다. 제가 잠자리에 둔해서 땀 나는 증상을 늦게 알아차린 것도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마무리하겠습니다. 코팩사엑스알서방캡슐75mg[Cofexor Xr Er Cap. 75mg] → 37.5mg → 단약. 건투를 빌어주십시오.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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